티스토리 툴바


달력

05

« 2012/05 »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퇴임 앞두고도 '민주주의' 아쉬워했던 대통령
'그후 4년'을 내다본 2008년 1월3일 노무현 대통령 신년인사회 연설


"저와 우리는 물러가고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립니다. 말하자면 이름을 스스로 붙이기가 미안하지만 그래도 대통령이니까, 노무현 시대는 물러가고 이명박 시대가 옵니다. 참 기뻐하는 사람은 많고 또 그만큼 많지는 않지만 섭섭하고 불안한 사람들도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 새로운 시대가 우리 모두에게 축복의 시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꼭 성공하기를 바라고, 우리 국민들이 오늘 가지고 있는 그 기대와 소망이 차질 없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퇴임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던 2008년 1월 3일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재임 중 마지막 신년인사회를 가졌다. 3부 요인 및 헌법기관 차관급 이상, 정당 주요인사 등 270여명이 참석한 자리였다. 이날 노 대통령은 별도의 연설문 없이 진행된 짧지 않은 신년인사말을 통해 참여정부 5년의 회고와 평가, 새 시대에 대한 바람을 피력했다.

정권교체 이후, 대통령은 무엇을 봤을까

이날 노 대통령의 인사말을 다시 꺼내보는 이유는 지난 4년여 간의 현실과 많이, 대단히 많이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잠시 당시 상황을 살펴보자. 한 달 전인 2007년 12월, 정권 교체라는 결과를 낳으며 17대 대선이 끝났다. 임기 말 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20%대에 머물렀다. 실제로 2008년 1월 1일 각 언론이 쏟아낸 신년 여론조사를 보면, 노무현 정부가 가장 잘한 일이나 분야를 묻는 질문에 '잘한 것이 없다, 32.0%'(내일신문) '없거나 모른다, 29.9%'(한겨레)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나마' 평가 받는 부분이 민주주의 진전, 정치개혁과 같은 사안이었다. "참여정부 최고의 치적으로 꼽는데 이견이 없을 정도"(연합뉴스 2008.2.22)이며 "스스로 '구시대의 막내'를 자임한 노무현 대통령이 기득권, 권위주위와 같은 '제왕적' 대통령상과 단절함으로써 한국사회의 '형식 민주주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세계일보 2008.2.25)는 말처럼, 사람들은 민주주의의 진보는 그래도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대선 결과에서 보듯, 관심은 '경제'로 모아졌다. 새 정부가 가장 시급히,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는 '경제성장 65.9%'(한국일보), '경제 활성화 63.0%'(문화일보)와 같이 모두 경제였다. '양극화 해소 및 복지확충 14.0%'(문화일보)은 한참 뒤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 대통령은 먼저 참여정부 5년을 민주주의, 경제, 복지, 안보로 나누어 회고하고 평가했다. 민주주의 관련 대목을 잠시 소개하면, 이렇다.

"민주주의 개혁 과제를 5년 동안 내내 했는데, 지나고 나서 가만 생각해 보니까 5년 내내 특권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유착과의 싸움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득권과의 싸움이었습니다. 특권과 유착은 싸울 만한데, 기득권과의 싸움에서는 가짓수가 너무 많아가지고 안 걸리는 데가 없었습니다. 기득권에는 온갖 기득권이 다 있어서, 진보의 기득권도 있고, 서민의 기득권도 있고, 노동조합의 기득권도 있습니다. 5년 동안 내내 어떤 경우에는 전쟁처럼, 어떤 경우에는 싸움처럼, 또 어떤 경우에는 씨름처럼 특권과 반칙과 유착과 기득권과의 갈등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컸던 것이 언론과의 갈등이었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노 대통령은 '정부 평가는 사실과 지표를 가지고 하자'고 강조하며 아쉬움과 우려를 이어갔다. 아쉬움의 첫 머리는 예상 외로 '민주주의'에 대한 것이었다. 그래도 참여정부에서 평가 받는 분야가 민주주의 진전이었는데, 도리어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많이 아쉽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민주주의, 그리고 경제와 복지를 말하다

"요새 민주주의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이 아무 주문이 없습니다. '그만하면 됐다' 이러는 거 같아요. 민주주의 그만하면 됐고, 경제가 엉망이다, 경제를 꼭 살려야 된다. 복지는 어떤가요? '경제만 잘되면 잘 안 되겠나?' 이게 오늘의 답인 것 같습니다. 평화? '그건 좀 봅시다', 그 정도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 컨센서스(Consensus)가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의 현실을 진단하는데, '민주주의'가 많이 아쉽다, 아직도 갈 길이 먼데 왜 일찍 만족하고 일찍 포기해 버릴까, 이런 답답함이 있습니다. '경제'는 내가 보기엔 문제가 있지만 이 정도면 제 발로 걸어갈 수 있는 멀쩡한 경제인데 왜 자꾸 살린다고 할까. 죽은 놈이라야 살리는 것이지 살은 놈을 왜 살린다고 하는지 납득을 못 하겠습니다."

임기 5년을 마무리하는 그때 대통령은 경제와 복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복지, 그만하면 됐다고 생각하는지 사람들이 대개 관심이 없습니다. 밥만 많이 먹고 힘만 세지면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피돌기'가 잘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배만 불룩하게 나온다고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고, 머리만 커진다고 건강한 것이 아니라 피돌기가 잘되고 온 몸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그것이 건강한 경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복지정책은 경제정책의 부수적인 정책, 경제정책에 따라붙는 그런 쪼가리 정책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경제정책과 대등하게 일체화된 그런 정책이고 전략이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근데 지금 어떻든 그리 생각하는 사람들이 졌으니까, 앞으로 복지문제에 대해서 저는 걱정이 많습니다. 어쨌든 모로 가나 옆으로 가나 앞으로 5년 동안에 우리는 큰 실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진짜 경제가 특효처방만 하면 쑥 크는 것인지는 우리가 실험해야 될 것이죠? 토목공사만 큰 거 한 건 하면 우리 경제가 사는 것인지도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검증을 하게 될 것이고, 또 그렇게만 해서 경제의 성장률만 올라가면, 수출만 많이 되면 일자리가 저절로 생기는 것인지도 검증을 해야 될 것이고, 또 그것만 하면 복지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인지도 앞으로 우리가 검증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국민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담아

앞서, 당시 언론들이 전한 여론을 환기해보자.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5년에 대한 평가는 박했고 대부분의 바람은 경제와 성장에 가닿아 있었다. 복지는 뒤편이었고 민주주의는 '그 정도면 이제 됐다'고들 했다. 퇴임을 앞둔 대통령의 아쉬움과 우려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새 정부 출범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기대와도 동떨어진 것이었다. 지난 4년의 세월을 돌아보는데 2008년 1월 노 대통령의 새해인사를 다시 꺼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날 대통령의 신년인사말은 거듭, 민주주의에 대한 당부와 국민을 향한 믿음으로 마무리됐다.


"어떻든 무엇을 하든 간에, 민주주의를 좀 더 내실 있고 성숙하게 운영해 나가는 그런 대한민국이 될 때 경제는 큰 어려움 없이 잘 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내년에 여러 어려운 전망들이 있습니다만 지난 5년 동안에 어려운 전망 없었던 해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우리가 경상수지 적자가 날거라고 얘기를 했는데 결국은 흑자를 냅디다. 저는 한 번도 그 흑자를 대통령 공이라고 말한 일 없습니다. 나는 우리 국민들을 존경할 뿐입니다. 국민들은 정말 대단한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년이 좀 어렵다는 분들이 있지만 나는 우리 국민들이 너끈하게 극복해 주실 것으로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큰 성공 거두십시오."


노 대통령 2008년 신년인사회 연설전문 보기



 
저작자 표시 비영리
Posted by 한줌
미디어스처럼 언론문제를 다루다보면 특히 제목 뽑을 때, 더 이상 식상해서 그 단어나 문장을 피하고 싶은 경우가 있다. 이를 테면 무슨 무슨 '나팔수'니, "차라리 지지후보 밝히라"는 말이 그럴 거다. 그런 행태가 당연한 것처럼 만연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자료에 따르면 이른바 조중동의 경우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나경원, 박원순 후보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다룬 건수가 적게는 두 배 이상, 많게는 열배 이상 차이가 났다. 그러니까 지면에 실린 나경원 의혹 vs 박원순 의혹 스코어가 조선일보 5 대 13, 중앙일보 4 대 21, 동아일보 2 대 22였다는 거다. 여기는 근거 있는 의혹 제기, 저기는 근거 없는 네거티브. 어떤 편집방침에서였을까. 선거가 끝난 10월 27일자 조선일보 사설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이번 선거의 수수께끼는 박원순 후보를 승자로 만든 서울시민이 승자의 본 모습을 모른다는 것이다.…그의 오른쪽엔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해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그의 왼쪽엔 UN에 천안함 사건의 정부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의견서를 보낸 참여연대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다른 거 차치하고, 적어도 조선일보의 자리가 민변이나 참여연대, 그러니까 박원순 편은 아니라는 말일 게다. 같은 날 동아일보 사설.

"박 시장은 진보좌파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지만 좌우 편 가르기나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세력에 대한 배척으로 우리 사회를 더 분열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 좋다."

이 또한 따지는 건 차치하고, 동아일보 역시 자신들은 이른바 진보좌파나 노무현의 지향을 따르는 건 아니라는 뜻으로 이해하겠다. 그렇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비근한 사례 하나. 지난 2007년 대선의 해에 이들 신문이 보인 행적이다. 중앙일보는 그해 1월 1일 신년사설부터 새 지도자를 제대로 뽑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우리를 힘들게 만든 것은 좌충우돌하는 정부 정책이었다.…정체 모를 대중의 박수소리를 따라 정책이 춤췄지만 정작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떠넘겨졌다.…올해 12월 19일은 제17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또다시 후회하지 않으려면 무책임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새 지도자를 제대로 선택해야 한다."

참여정부 5년차였으니 여당 찍으라는 말은 아니었을 거다. 그해 조선일보 사설 몇 대목이다.

"오는 12월 19일 우리가 어떤 리더십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다시 '후회의 5년'을 살지 '보람의 5년'을 살지가 결정될 것이다."(5월 11일)
"노무현 정권은 집권 이후 내내 시대정신을 무시하고 역행해왔다. 역사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지금 다시 일어설 것이냐, 아니면 이대로 영원히 주저앉을 것이냐의 선택을 묻고 있다."(8월 21일)

이 신문이 주장하는 '다시 일어서서, 보람의 5년을 살기 위한 선택'이 뭘 말하는지는 자명하다. 동아일보? 2007년 8월 21일 당시 한나라당이 이명박 대선후보를 확정한 다음날 사설에서 이렇게 적었다.

"10년에 걸친 좌파정권의 국정 실패로 국민의 상실감은 매우 크다.…세계가 버린 사회주의 좌파 이념에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을 가미해 국민을 속이려는 세력을 명쾌하게 물리칠 준비도 돼 있어야 한다.…범여권이 아직은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본선이 시작되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이 초식동물이라면 좌파세력은 맹수라고 봐야 한다."

이런 조언과 응원이 어디로 향한 것인지도 굳이 토 달 필요 없겠다. 공직선거법을 다시 훑어본 건 그래서였다. 닳고 닳은 사안이었다. 언론의 특정후보 공개 지지 문제 말이다. 아무래도 밝히는 게 낫겠다.

제96조 (허위논평·보도의 금지)
방송·신문·통신·잡지 기타의 간행물을 경영·관리하는 자 또는 편집·취재·집필·보도하는 자는 특정 후보자를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선거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보도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보도 또는 논평을 할 수 없다.

흔히 언론의 특정후보 공개 지지를 금지하는 현행법으로 거론되는 대목이다. 법 규정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은 없지만, 읽어보면 마냥 금지하는 것만도 아닌 거 같다. 이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항상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달라붙어왔다. 실제로는 늘 그래왔으면서 언제까지 시기상조인가?

'우리나라 정치수준이나 상황에서 지지후보가 낙선되면 그 다음 정권 하에 신문이나 방송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말도 나왔었다. 이 역시 실제로 얼마든지 유지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왔다. 이 나라의 대표신문들은 자신들이 지지한 후보가 낙선한 지난 두 번의 정권 치하에서도 '습관성 언론탄압 주장 저널리즘'을 앞세워 '최일선에서 언론자유를 수호하는 신문'으로서 탁월한 정치력과 영업력을 발휘해왔잖은가.

하여, 아무래도 밝히도록 하는 게 낫겠다. 물론 언론의 특정후보 공개 지지는 사설, 논평의 영역에서 허용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보도의 질이 나아질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굳이 건다면, 그런 건 조중동과는 다른 언론에 기대하겠다. 그럼 왜? 적어도 공정, 중립 운운하며 실제로는 시작부터 끝까지 '페이크'인 이런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독자는 아니지만 그들의 문자를 직간접적으로 접하는 사람으로서, 어제오늘 일도 아닌데 그러려니 하고 또 넘어가버리지는 못하겠다는 말이다.

후보에게 당신의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할 권한을 누가 줬는가. 그렇게 요구하는 언론에게 그 후보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할 권한 역시 그 누구한테 있을 것이다. 공정, 중립 기대하지 않는다. 편들어라. 편들면서 언론은 공정 유지하고 중립 지켜야하기 때문에 제 입으론 못 밝히겠다고 장난치진 말자. 남들 다 아는 정체를 언론이라는 보통명사에 숨겨주는 이 너그러운 상황을 이젠 끝냈으면 좋겠다.


* 10월 31일 미디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Posted by 한줌
어른이 여러부운~. 요즘 너도나도 기자생활 되게 열심히 하잖아요, 그죠?
되게 멋지고 훌륭하게 보이지만 기자하는 거? 어렵지 않아요.
힘 들이지 않고 오히려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가 있어요.

기자들은 각자 맡은 취재영역이 있잖아요. 출입처라고도 하고, 전문용어로 ‘나와바리’라고도 해요.
국민을 대신해 출입처를 감시하고 사실을 바로 알리는 게 기자들이 하는 일? 아니에요.
아주 옛날에는 그런 거 잘 못한다고 욕도 먹고, 물 먹으면 혼나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안 그래요. 걱정하지 마세요.

대통령이나 청와대 관련해서 어느 매체에서 특종보도를 했다? 겁먹지 말아요.
‘너는 그것도 모르고 뭐 했냐’고 할 데스크 없으니까요. 그냥 청와대 해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세요. 하루고 이틀이고 상관없어요. 기다려요. 해명 나올 때까지 뭉개고 있으면 돼요.
그러고 나면 한참 있다가 입장이 나올 거 아니에요? 그때 발표자료 고대~로 받아 적으면 돼요. 그리고 처음 나온 보도는 맨 끄트머리에 살짝 덧붙여놓으면 되는 거예요.

그래도 기잔데 남세스럽게 그럴 수 있냐고요? 쓸데없는 말 말고 그냥 그렇게 하세요. 딴 기자도 다 그래요. 시청자나 독자가 어떻게 보건 아~무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우리나라를 책임져주시는 대통령이고 청와대잖아요. 거기서 이뻐하면 돼요. 일하기도 편하잖아요? 그냥, 받아만 적으면 돼요.

또 하나 얘기해줄까요?
우리 대통령님 사저 논란이 있었잖아요? 물론 아까처럼 그렇게 보도했죠? 그래도 시끄럽게 시비 거는 애들이 있어요. 그 전 대통령 때는 쪼그만 집도 아방궁이라고 떠들어놓고 왜 지금 대통령님의 멋진 집구석에 대해서는 말이 없냐고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고민돼요?

걱정하지 말아요. 그냐앙~ 씹으면 돼요. 그 전에 우리가 뭐라고 씨부렸건 무슨 상관이에요? 다 그때그때 언론으로서 사명을 다하다보니까 그렇게 된 거에요. 그냥 씹어요. 그러면 돼요.

쫌, 그런 거 같아요? 그렇게 신경 쓰면 기자 못해요. 기자자격 없는 거예요.
김미화, 윤도현, 손석희, 김어준 등등 프로그램 맡았다가 턱턱 나가떨어지는 거 봤죠? 현직 기자는 아니지만 철없이 반항하면 저렇게 되는 거예요. 그냥, 시키는 대로 해요. 그러면 돼요.

보도하려고 하는데 위에서 막는 경우도 봤죠? 그냥 시키는 대로 해야죠? 그렇죠. 다 그렇게 하는 거니까 그렇게 하는 거예요.
그뿐인 줄 알아요? 명함에 기자라고 박혀있어도 다양한 일을 할 기회가 많아요.

수신료 인상 추진할 때 봤죠? 그래요, 때에 따라서는 로비스트도 할 수 있구요. 자기가 다니는 신문사가 운 좋게 방송사까지 하는 데라면 광고영업도 할 수 있어요.
영업이라 그러니까 없어 보인다고요? 알잖아요. 사실, 협박인 거.

우리는 기사 쓸 수가 있잖아요. 광고 주면 보도자료 잘 받아서 좋은 기사 내주고 광고 안주면 언론의 감시기능 살려서 씹는 기사 쓸 수도 있어요. 그래, 맞아요. 그게 사회생활이에요. 기자라고 다르지 않아요. 다 그래요. 그냥 그러면, 돼요.

이런 내용까진 안 가르쳐줄라 그랬는데, 운 좋으면 도청까지 해볼 수 있어요. 잡혀가면 어쩌냐구요? 아이~, 걱정 말아요. 누구 위해 한 건데 그렇게 널름널름 수사하겠어요? 쟤들, 그런 거 못해요. 안 해요.

새삼스럽지만, 요즘엔 좋은 선배들 많다는 거까지 알게 돼서 너무 신나죠?
그래요. 어딜 가나 탁월한 선배들이 있는 거예요. 스폰서 잘 두니 얼마나 인생 빵빵해져요? 잘 나가는 선배, 다 이유가 있던 거예요. 그러면서 후배들은 또 얼마나 세심하게 챙겨줬겠어요. 여러모로 기자하는 거, 어렵지 않아요.

이제 또 여기저기서 신입기자들 채용할 때가 됐죠?
기자 꼭 하고 싶다는 후배들한테 이런 얘기 소상하게 잘 설명해주세요. 그런 후배들이 기자가 되어야지 대대로 우리 언론, 우리 기자 변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뿌리박죠.

어른이 여러분, 잊지 말아요? 기자 하는 거? 어렵지, 않아요.


* 10월 11일 미디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Posted by 한줌